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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타트업의 2년이 넘어가는 사내 스터디

· 약 6분
편재솔

팀 홉스에서는 아주 오묘한 일정이 하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일정은
정기적인 것 같으면서도 실은 꽤나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모두가 입을 모아 중요하다고 하긴 하는데 매번 다른 일정에 밀려버리고,
때로는 한 달 가까이 되는 준비 시간을 갖지만 매번 그 전날에 준비합니다.

아니 그쯤 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지금도 들기는 하는데, 또 막상 회고해보면 결국 이 일정은 우리의 언어를 만들었고 지식과 약간의 유대를 만들었습니다.

이 일정은 제목을 주의 얕게 본 사람이라면 짐작할 수 있듯이 (사내) 스터디입니다.

회고 내용1년 전에도 계속 밀린다 어렵다며 액션플랜까지 만들었지만, 여전히 밀린다

홉스의 스터디

솔직히 우리 스터디의 시작은 ‘제가 대강 이 책을 읽어봤는데 웬만하면 여러분도 읽어보시죠’였고 계속되는 이유는 ‘아 뭐… 당연히 하면 좋지 않을까요?’ 인지라 뭐라 적기가 애매합니다.

스터디의 철학을 적기에는 우린 너무 가볍게 하고 있고, 스터디의 방법을 적기에는 우린 너무 다양하게 하고 있는 감이 없지 않아서, 이 글은 우리가 여태까지 해왔던 스터디의 짧은 요약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스터디하고 있는가

사내 스터디 좋다던데, 어떤 거로 어떻게 시작하지? 라는 질문이 있다면 그것만큼은 당당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거나 아무렇게나 일단 시작하시면 됩니다.

언젠가의 스터디 중 일부, 목적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언젠가의 스터디 중 일부, 목적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프로그래밍, 팀 빌딩, 영업, 브랜딩, 음악, 통계학, 금융, 문학, 자기 관리, UX Writing, 개발 방법론 등등…
우리는 때론 필요에 의한 스터디를 했고, 때론 성장을 위한 스터디를 했으며, 언젠가는 그저 각자 말하고 싶은 주제를 아무렇게나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스터디 방법도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책들을 따로 또 같이 읽어보기도 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자신이 간 컨퍼런스의 내용을 공유하기도, 그냥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화음을 넣지 못하는 한 슬픈 사람의 강의 중 발췌화음을 넣지 못하는 한 슬픈 사람의 강의 중 발췌

이런 중구난방의 정글 스터디에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좋은 스터디가 되기 위해서는 높은 참여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비단 그냥 스터디에 단순하게 참여하는 걸 넘어서 각자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고 서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눠야 좋은 스터디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각자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이 적어질 수록 스터디 막바지의 회고에서 “딱히 남은건 없었네요”라는 말이 나오는 빈도가 높아지는걸 관측할 수 있습니다.

뻔한 말이지만 결국 이건 숙제도 연구 과제도 아닙니다. 적극적인 페어와 의견이나 소감을 나누는 것이 더 재미있고 알찬 스터디를 만드는 지름길인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스터디 몇 가지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달마가 들고 있는게 키보드랑 마우스라는 것을 이 이미지를 가져오면서 처음 알았다.달마가 들고 있는게 키보드랑 마우스라는 것을 이 이미지를 가져오면서 처음 알았다.

스터디는 아무렇게나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어떤 거로 시작하는 게 좋은가? 라는 질문에 답한다면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을 팀원이 다 같이 읽고 케이스 별로 의견을 나누는 것을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매우 재미있고, 잘 읽히고, 정말 재미있습니다.

책이 꽤 얇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두 차례에 걸쳐서 스터디했습니다. 책에서 어떤 행위 패턴이 던져질 때마다 “아 그때 제가 이런 상황이 있었는데…”로 시작되는 감동실화 스토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인데, 책도 재밌지만 스터디에서 각자의 스토리를 듣는 게 다섯 배쯤 더 재미있었습니다.
비단 제품 개발팀이 아니라 누가 읽어도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자신감 점수는 5점 만점에 3점정도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

영어 원서의 원제는 책 중앙에 있는 Radical Candor, 완전한 솔직함이다.영어 원서의 원제는 책 중앙에 있는 Radical Candor, 완전한 솔직함이다.

저희가 가장 많이 실천하려고 하는 배움을 고르자면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에서 나온 완전한 솔직함이라는 개념입니다.
간단하게만 설명하면 사내에서 다른 팀원들과의 상호 피드백을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 에 대한 궁극적인 설명서 같은 것인데, 이게 매우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개념을 제대로만 실천한다면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것 같은데 제대로 실천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저희의 평생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유치 전략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유치 전략

저희 스터디가 시작하게된 알파,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유치 전략’입니다. 정말 필요에 의해 시작했던 스터디였고 그렇기에 더더욱 배운것이 많았었던 스터디였습니다.
스타트업계나 투자에 관련해서 알고 있으면 좋은 기본적인 개념이나 사고방식들이 쉽고 깔끔하게 적혀있습니다. 저희 팀에도 도움이 되었었는데, 21년 초에 나온 책이라 아마 사소한 몇몇 내용이 요즘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으니 감안해서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정리

  1. 스터디의 주제는 중요하지 않다. 시작하라
  2. 스터디의 방법 또한 중요하지 않다. 시작하라.

마치며

스터디는 각자의 직무나 개인의 경험치를 쌓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때론 그 방법이 컨퍼런스에 참여하거나, 오픈소스에 기여하거나, 새로운 사람과 일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홉스에서 더 다양하고 더 유익한 배움을 위해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드민, 백오피스 개발 고민이 있으신가요?

정보 설계부터 화면 구성까지 어드민에 관한 고민이라면 무엇이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이 링크에서 일정을 잡아주세요.